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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프로야구 명경기 - 705대첩

by 9jin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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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명경기를 리뷰한다. 첫 명경기 리뷰는 시간을 거슬러 2017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막강한 타선을 보유한 기아 타이거즈와 홈런 공장의 SK 와이번스 간의 맞대결이다. 최종 스코어 17:18 이라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 타격전이 펼쳐졌다. 이 경기는 705대첩으로 불린다.

 

 

 

 

 

경기 초반, 무섭게 압도하는 SK

역대급 프로야구 명경기의 선발 투수로 나선 기아의 팻딘. 팻딘은 1회말부터 고전했다. 나주환의 안타와 실책 이후 정의윤에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팻딘은 이후 한동민과 김동엽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넉 점을 헌납했다(0-4). 기아는 1회와 2회 공격에서 각각 스코어링 포지션까지 출루에 성공했지만 후속타가 불발하면서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3회초, 기아는 최형우의 안타로 2사 1루가 되었으나 이후 안치홍의 뜬공 아웃으로 이렇다 할 추격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그 사이, SK는 더욱 달아났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나주환이 다시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팻딘은 최정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정의윤과 한동민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더 허용했다(0-5). 이어진 상황에서 김동엽의 땅볼 타점과 로맥의 투런 홈런이 다시 폭발하면서 점수는 8점차까지 크게 벌어졌다. 승기는 SK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0-8). 기아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4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나지완이 2루타를 치며 출루했고, 이후 김지성의 땅볼 타구에 3루까지 이동했다. 다음 타자 한승택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한 점을 추격했다(1-8). 하지만 1득점 이후 추가 득점을 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4회말, SK는 더욱 몰아부쳤다. 선발투수였던 팻딘이 강판되고 4회부터 불펜을 가동시킨 기아는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한동민의 멀티 홈런에 이어 이재원, 김성현의 연속 적시타를 묶어 4회에도 넉 점을 챙긴 SK는 진작에 두 자리 수 득점을 넘겼고 점수차는 11점까지 벌어졌다(1-12).

 

 

 5회초,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는 기아의 타선

당시 팀 타율 3할을 넘길 정도로 막강한 타선을 자랑한 기아의 능력은 5회초에 제대로 폭발했다. SK의 선발투수 다이아몬드는 4회까지 1실점만 하며 잘 버텼으나 5회에 완전히 무너졌다. 선두타자 버나디나에게 볼넷을 허용한 다이아몬드는 최형우에게 던진 초구 커브가 그대로 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3-12). 공교롭게도 다이아몬드는 이후 안치홍과 나지완에게도 던진 초구가 모두 안타로 이어지며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이때, 이범호가 경기의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점수는 6-12까지 좁혀졌다. SK는 결국 다이아몬드를 강판시키며 5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하지만, 불펜 투입에도 기아의 불붙은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연속 대타 카드를 꺼낸 김기태 감독은 거짓말 같이 대타 타자들이 모두 2루타를 터트리며 다시 한 점을 따라갔다(7-12). 후속타자 이명기의 투런 까지 쉴 틈없이 터지면서 SK의 마운드는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채 8점을 허용하는 초토화가 되었다(9-12). 다시 이어진 투수교체로 등판한 문광은도 김주찬에게 안타를, 버나디나에게 투런을 허용했다(11-12). 타자일순이 될 때까지 아웃카운트는 여전히 0이였다. 순삭간에 한 점차로 좁혀진 경기. 기아는 나지완의 땅볼 타구에 최형우가 득점하며 경기의 원점을 맞췄고, 이후 폭투에 안치홍이 득점하며 기필코 역전을 해냈다. 한 이닝에 무려 12득점을 만들어낸 기아는 13-12로 경기를 뒤집었다.

 

 

야구는 8회말부터, 재역전 드라마를 만드는 SK

혼란의 5회초 이후 양 팀의 타선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6회말까지 양 팀의 득점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7회초, SK의 투수 박정배를 상대로 이범호가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고(14-12), 8회초엔 김주찬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 차는 3점으로 벌어졌다(15-12). 이대로 패배의 위기에 몰린 SK는 8회말에 깨어났다. 선두타자로 나선 정의윤의 안타와 한동민의 볼넷 출루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김동엽과 로맥의 범타로 2사 12루로 몰렸다. 무득점으로 이닝이 끝나는가 싶은 순간, 이재원이 2루타를 터트리며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였다(15-14). 이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연속 볼넷 출루로 2사 만루까지 이어졌고 기아는 불펜 카드로 임창용을 꺼냈다. 하지만, 노볼 2스트라이크에 몰려있던 나주환이 3구째 직구를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연결하면서 대역전이 이뤄졌다(15-17). 이후 임창용이 폭투까지 범하며 3루 주자 나주환이 득점, 점수는 SK의 우세로 3점차로 벌어졌다(15-18).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인 9회초, 기아는 이대로 패배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기아는 나지완이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다시 점수를 한 점 차로 좁혔고,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17-18). 솔로 홈런 한 방이면 다시 경기가 동점이 되는 상황. SK의 투수 박희수는 이어진 이범호와의 승부에서 2루 땅볼, 대타 서동욱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침착하게 경기를 마쳤다. 최종 스코어 17-18로 프로야구 명경기 705대첩이 마무리가 되었다.

 

이 경기는 양팀 도합 52출루에 35득점이라는 전례없는 기록의 타격전으로 역대급 프로야구 명경기 - 705대첩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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